평창 솥뚜껑삼겹도령과 낙지낭자에서 고기 맛이 달라졌다

토요일 오후 늦게 평창 봉평 쪽 일정을 마치고 나니 저녁은 뜨거운 불판 앞에 앉아 천천히 먹고 싶었습니다. 이날 찾아간 곳은 솥뚜껑삼겹도령과 낙지낭자로 강원특별자치도 평창군 봉평면 태기로 104 1층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름부터 삼겹살과 솥뚜껑이 먼저 떠올라 이동하면서도 저녁 메뉴를 다시 고민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바깥에서 제법 오래 움직인 날이라 따뜻한 식사가 특히 반가웠습니다. 처음에는 배가 고파 자리에 앉자마자 고기를 많이 올릴 생각이었지만 막상 불판을 앞에 두니 천천히 굽는 쪽으로 마음이 바뀌었습니다. 괜히 첫 판부터 욕심내다가 고기만 바빠질 것 같았습니다. 삼겹살을 올리고 익는 소리를 들으며 기다리는 동안 낮에 있었던 이야기를 꺼냈고, 한 점 먹은 뒤에는 자연스럽게 대화와 식사의 속도가 맞아갔습니다. 봉평에서 하루를 보낸 뒤 따뜻한 고기 한 끼로 마무리하고 싶었던 이날과 잘 맞는 저녁이었습니다.

 

 

 

 

1. 태기로 따라가다 속도를 낮췄습니다

 

처음 찾아가는 길이라 내비게이션에는 평창군 봉평면 태기로 104를 입력했습니다. 목적지가 가까워지면서부터는 화면만 따라가기보다 주변 건물과 1층을 함께 살피며 움직였습니다. 여행지에서는 익숙하지 않은 도로를 계속 지나게 되다 보니 거의 도착했을 때 입구를 그냥 지나치는 일이 은근히 있습니다. 저도 마지막 구간에서는 속도를 줄이고 주소를 다시 확인했습니다. 예상보다 위치를 확인하는 과정이 복잡하지 않아 괜히 여러 번 돌 걱정을 했나 싶었습니다. 차량으로 방문한다면 저녁 식사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목적지에 딱 맞춰 도착하기보다 몇 분 먼저 움직이는 것이 좋습니다. 주변 상황과 주차할 곳을 확인할 여유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동행이 따로 출발한다면 상호만 보내기보다 태기로 104라는 주소까지 함께 공유하는 편이 설명하기 쉽습니다. 1층에 자리하고 있다는 점도 기억해두니 도착 후 건물 안에서 다시 위치를 찾는 시간이 길지 않았습니다. 초행이라면 마지막 몇 분만 여유롭게 움직여도 시작부터 훨씬 차분합니다.

 

 

2. 외투를 내려놓자 몸이 풀렸습니다

자리에 앉은 뒤에는 하루 동안 들고 다녔던 가방과 겉옷부터 정리했습니다. 여행 중에는 휴대전화나 작은 짐까지 테이블 가까이에 두게 되는데 삼겹살을 굽기 시작하면 접시와 집게가 움직일 공간이 필요합니다. 저도 처음에는 가방을 의자 옆에 그대로 두었다가 식사 동선을 보고 다시 옮겼습니다. 예상과 달리 그 몇 분 동안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바깥에서 움직였던 피로가 조금 가라앉았습니다. 괜히 바로 주문부터 서두르지 않아도 되겠다 싶었습니다. 솥뚜껑을 중심으로 필요한 물건만 가까이에 두니 고기가 올라간 뒤에도 손을 움직이기 수월했습니다. 여러 명이 함께 온다면 모두 앉은 다음 정리하기보다 먼저 도착한 사람이 소지품 둘 곳을 잡아두는 것도 실용적입니다. 직접 고기를 굽는 식사는 준비와 기다리는 시간이 있어 자리에 익숙해질 여유가 생깁니다. 이날도 처음 몇 분이 지나자 주변보다 우리 테이블에 집중하게 됐고, 여행 중 짧게 끼워 넣는 식사보다 제대로 쉬어가는 저녁에 가까워졌습니다.

 

 

3. 솥뚜껑에 올린 고기를 기다렸습니다

 

삼겹살이 솥뚜껑 위에 올라가자 자연스럽게 시선이 불판 쪽으로 향했습니다. 넓은 면에 고기를 펼쳐두면 한꺼번에 많이 굽고 싶어지지만 이날은 먹을 만큼만 올리고 한쪽 면이 익기를 기다렸습니다. 익는 소리가 점점 또렷해질 때쯤 집게를 들어 뒤집으니 식사의 시작이 확실하게 느껴졌습니다. 처음에는 배고픈 마음에 자꾸 손이 갔지만 괜히 건드리지 말자며 잠깐 집게를 내려놓았습니다. 먼저 익은 조각은 한쪽으로 옮기고 시간이 필요한 고기는 자리를 바꾸면서 먹는 순서를 맞췄습니다. 솥뚜껑은 공간이 넓어 이런 식으로 익은 정도를 나눠 살피는 재미가 있습니다. 한 판을 가득 채우지 않으니 이야기가 길어져도 고기를 급하게 먹을 필요가 없었습니다. 동행과 번갈아 집게를 잡으며 익은 한 점을 먼저 건네기도 했고, 그 사이 다음 조각은 천천히 익었습니다. 첫 판보다 두 번째 판에서 훨씬 마음이 느긋해졌고 고기를 굽는 과정까지 한 끼의 일부처럼 즐길 수 있었습니다.

 

 

4. 불판을 비우니 대화가 길어졌습니다

몇 차례 삼겹살을 먹고 난 뒤에는 일부러 솥뚜껑을 잠깐 비워뒀습니다. 시작할 때는 계속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물을 마시며 손을 쉬니 어느 정도 배가 찼는지 그제야 느껴졌습니다. 저는 사용한 접시를 한쪽으로 모으고 자주 찾는 컵과 휴지만 가까이에 남겼습니다. 처음에는 고기가 없는 불판이 어색할 줄 알았지만 예상보다 그 시간이 반가웠습니다. 혼자 다음 판은 천천히 시작해도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직접 구워 먹는 식사에서는 계속 집게를 잡고 있으면 대화가 중간중간 끊기기 쉬운데 잠깐 쉬니 낮에 다녀온 곳에 대한 이야기도 길게 이어졌습니다. 외투와 가방도 통로에서 떨어진 곳에 두어 사람이 움직일 때 신경 쓰지 않아도 됐습니다. 여러 사람이 함께 식사한다면 후반에는 각자 더 먹을 양을 확인한 다음 고기를 올리는 편이 좋습니다. 저희도 처음보다 양을 줄이며 속도를 맞췄고, 덕분에 마지막까지 불판 앞에서 서두르는 일 없이 식사를 이어갔습니다.

 

 

5. 배를 채우고 봉평으로 이어갔습니다

 

식사를 마친 뒤에는 바로 하루를 끝내기보다 봉평 주변 일정과 가볍게 연결하기 좋았습니다. 첫 번째로 떠올린 곳은 휘닉스 평창 쪽입니다. 이미 그 주변에서 시간을 보내고 식사를 하러 왔다면 숙소나 다음 일정으로 돌아가는 흐름을 맞추기 수월합니다. 두 번째는 봉평전통시장 방향입니다. 낮 시간대에 봉평을 둘러보는 일정이 있다면 시장 구경을 먼저 하고 저녁에 삼겹살을 먹는 순서로 잡아도 자연스럽습니다. 세 번째는 이효석문학관 일대를 포함한 봉평 나들이입니다. 낮에는 천천히 둘러보고 저녁은 따뜻한 식사로 마무리하는 식으로 하루를 나누면 이동이 너무 빡빡하지 않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밥을 먹고 바로 이동하려 했는데 괜히 봉평 쪽을 조금 더 둘러보고 싶은 마음이 남았습니다. 다만 고기를 충분히 먹은 뒤라면 먼 곳을 새로 추가하기보다 이미 계획한 동선 안에서 차 한 잔이나 짧은 산책 정도를 붙이는 편이 부담이 적습니다. 하루의 마지막 이동 방향까지 생각해 다음 장소를 정하면 한결 여유롭습니다.

 

 

6. 불판 절반만 쓰니 속도가 맞았습니다

직접 먹어보니 가장 실용적인 방법은 솥뚜껑이 넓다고 처음부터 모두 채우지 않는 것입니다. 삼겹살을 여러 점 한꺼번에 올리면 보기에는 푸짐하지만 대화가 길어지는 순간 고기가 먼저 익어버려 집게가 바빠질 수 있습니다. 저희는 가운데부터 적당한 양을 굽고 비워지는 정도에 맞춰 다음 고기를 올렸습니다. 처음 예상보다 이런 방식이 훨씬 차분했습니다. 괜히 넓은 불판을 꼭 다 써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봉평 여행 중 방문한다면 다음 일정과의 간격도 넉넉하게 잡는 편을 권합니다. 직접 굽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단품 메뉴보다 식사가 길어질 수 있습니다. 옷은 고기 냄새가 배어도 관리하기 쉬운 겉옷을 고르면 이후 차량 이동이나 숙소 복귀 때 부담이 줄어듭니다. 초행이라면 태기로 104를 미리 저장하고 약속보다 조금 일찍 움직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여러 명이 방문하는 날에는 자리 이용 가능 여부를 미리 확인하고 한 끼를 충분히 즐길 시간을 비워두는 것이 좋습니다.

 

 

마무리

 

솥뚜껑삼겹도령과 낙지낭자에서의 저녁을 떠올리면 삼겹살을 몇 점 먹었는지보다 넓은 솥뚜껑 앞에서 천천히 시간을 보냈던 장면이 먼저 생각납니다. 태기로를 따라 위치를 찾고 1층으로 들어와 외투를 내려놓은 뒤 고기를 조금씩 구우면서 하루의 속도가 자연스럽게 느려졌습니다. 처음에는 허기가 커서 빨리 먹게 될 줄 알았지만 한 판이 지나자 물을 마시며 쉬는 시간도 생겼고 이야기 역시 길어졌습니다. 잘 익은 조각을 한쪽에 옮겨두고 다음 한 점을 기다리던 순간도 은근히 기억에 남습니다. 괜히 봉평 일정의 마지막을 촘촘하게 잡지 않은 것이 다행이었습니다. 다시 찾는다면 이번처럼 약속보다 조금 일찍 도착하고 솥뚜껑은 절반 정도만 활용하며 먹는 속도에 맞춰 구울 생각입니다. 평창 봉평에서 여행이나 나들이를 마친 뒤 삼겹살로 든든하게 배를 채우며 차분한 저녁을 보내고 싶은 날 다시 떠올리기 좋은 식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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